나는 돈이 없다. 재력(財力)도 없다. 희망도 없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1년 전, 아니 반 년 전에는 자신을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나는 존재할 뿐이다. 이전에 문학이었던 것들이 내게서 모조리 떨어져나가 버렸다. 책으로 엮을 것 따위는 이제 하나도 없다. 고마운 일이다.

 

북회귀선 / 남회귀선 | 헨리 밀러, 오정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