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라: 종종 간과되는 주제어(키워드)의 역할 

 

자료를 정확히 요약하기 위해서는 자료가 사용하고 있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료가 담고 있는 주제어를 확인하면 요약, 정리가 한결 쉬워 집니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정작 이 개념의 의미가 무엇인지 검토해 보면 사람들마다 꽤 다르게 정의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촛불혁명'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를 요약, 정리할 때에 필자가 주제어를 각각 정의하는 부분을 찾고, 그 주제어들 간의 관계를 서술하는 부분을 찾으면 의외로 요약, 정리가 쉬워 집니다. 검토하는 자료의 내적인 모순이나 논리의 헛점을 발견하는 데에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논리적인 글을 쓸 때에 명확한 개념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한번 점검해 볼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글에 주제어를 미리 선정하고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다 쓰고 나서 필요에 의해서 주제어를 '뽑아내는' 사람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쓰고자 하는 글의 분량과 담고자 하는 내용의 범위에 맞게 적절한 수의 주제어를 선정하고, 그 주제어를 중심으로 글을 써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주제어는 제목과 목차를 만들 때에도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제목에는 가장 상위의 주제어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목차에는 그 하위 개념들이 주로 사용됩니다. 학생들 보고서를 보면 글 전체 제목이 목차 중 한 장의 제목과 동일하게 제출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다루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명확한 개념'이라는 것은 '정확한 개념'과 다릅니다. 인문사회 영역에서 정확한 개념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나 '촛불혁명' 등에서 각각에 대한 정확한(유일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필자들마다 여러 관점과 논점에 따라 나름대로 개념정의를 하고 그에 대한 독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백과사전류의 개념정의는 세상의 다양한 정의들을 포괄적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키'나 '포털 검색 개념정의'를 논증하는 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불명확한 개념사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백과사전을 참고한 이후에 본인이 쓰는 글의 전문 분야의 자료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료 비평과 요약, 정리에 있어서 '개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