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오묘한 일이오. 이거다 저거다 말하기 어려운 것이오. 그러니 병법 아니겠소. 칠천량에서 살아남은 것은 내가 빼돌린 전선과 수졸 들뿐이오. 통제공께 다 드리리다. 그나마 통제공의 홍복이고 무운으로 아시오.

(베어야 한다......)

등판에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그가 진도의 어느 갯가에 감추어둔 열 척의 전선을 생각했다.

(아직은 아니다.)

내 속에서 우는 칼을 나는 달랬다. 칼은 좀처럼 달래지지 않았다.

- 칼의 노래. 김훈